아프칸 피랍자 귀환을 감사드리며
엊그제 탈레반에 억류돼 있던 한국인질들이 풀려났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두 명이 순교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21명이 가족 품에 안기게 되었다니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 애써온 정부 협상단에도 감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참으로 수고들 하셨습니다.
그런데 납치사건의 종결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마음 편한 형편만은 아닙니다. 납치되었던 단기선교팀을 구출해내느라고 직접협상을 벌였던 우리정부가 국제사회에서 신뢰성을 잃게 되었고, 국내적으로는 그리스도인들이 빗발치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허물이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선교팀이 생명을 구했다는 것으로 위로를 받고 교회로서는 이제부터라도 문제점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때마침 한기총과 교회협에서 분쟁지역에서의 선교를 재고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신중하고도 잘 한 결정입니다. 이번 단기선교팀의 인질사건 때문에 현지에서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선교활동을 해오던 선교사님들과 사업가들 그리고 구호단체 직원들이 한꺼번에 추방되고 말았으니 얼마나 큰 손실이었습니까? 지금 선교전략을 반성하고 활동을 재정비하는 일은 시급한 일입니다. 희생과 봉사는 높이 평가할 일이지만, 무모하고 무신경한 해외선교는 지양되어가야 할 것입니다.
주님은 비둘기같이 순결할 뿐 아니라 뱀같이 지혜로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뜨거운 열정이 귀한 것이지만 냉철한 분석과 준비가 따라야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위험지역에 봉사와 선교를 포기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복음위해 헌신하기로 작정한 선교사님들의 파송은 계속되어져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그들의 헌신과 희생이 최선의 열매를 거두도록 선교전략을 점검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이 하나님께서 주신 바로 그 기회입니다.
선교는 겸손으로 감당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것이 하나님의 선교방법입니다. 교회는 선교를 위해 겸손해야 하고, 해외선교는 더더욱 겸손을 제일의 도구로 삼아야합니다.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걱정거리가 되었던 사건이었지만 이 피랍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 땅의 교회들이 존경받는 교회, 전도할 권위를 얻는 교회로 다시금 굳건히 세워지기를 기도합니다.
2007-09-02 12:2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