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미안합니다!
콩나물교실을 불평할 때가 있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을 한반에 70명씩 넣고 가르칠 때가 있었습니다. 불과 몇해 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회가 콩나물교실 때문에 불평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교회는 주일에 어린이를 포함하여 1300여명의 인원이 공간을 나누어 사용합니다. 그래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려고 주일예배는 5부로 드리고, 교육관은 유치부실, 유년부실등의 이름을 없애고 101호, 201호 등으로 명칭을 바꾸어서 여러부서가 시간을 나누어 함께 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간의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교회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을 보니까 지난주에도 그런 불평이 청년회와 남신도회 사이에서 있었던 것 같습니다. 두 부서가 한 공간에서 모임을 갖게 된 것입니다. 청년회에서는 공간사용을 미리 예약했는데 어른들에게 밀리고 무시당했다고 섭섭해 하였고, 남신도는 남신도대로 의사전달이 잘못 된 까닭에 결과적으로 공동체에 상처를 주고 말았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신앙열심으로 가졌던 모임이 다른 신앙가족들에게 손실과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하니 담임목사로서 참 미안합니다. 이일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이참에 공간문제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우리교회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참 미안합니다. 확장해 갑시다.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겠습니다. 우리교회는 재정사용 우선순위를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선교, 교육, 구제를 위해 쓰고 있습니다. 교회의 존재목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순서를 바꾸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목적을 이뤄가야 할 본부가 너무 협소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우리의 불평과 원망이 창조적인 결실로 나타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둘째, 공간이 부족합니다. 참 미안합니다. 그렇지만 때가 될 때까지는 불편을 감수하고 함께 공유해갑시다. 옛어른들은 “집 좁은 데는 살아도, 마음 안 맞는 사람하고는 못산다.”고 했습니다. 좁아도 마음만 맞으면 더 끈끈한 정으로 성장해 갈 수 있습니다. 질서와 에티켓을 지키고, 서로 포용해나간다면 좁은 것이 도리어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서로 배려하는 성숙한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공간이 부족합니다. 참 미안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것이 보통 감사한 일입니까? 찬송하고 기도하며 말씀 나눌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보통 큰 하나님 은혜입니까? 분에 넘치게 하나님의 사랑을 입고 있는 우리교회입니다. 좁아진 것을 하나님의 축복인줄 알고 더욱더 하나님이 사용하시기 좋은 교회,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참 좋은 우리교회로 세워갑시다. 좁아져버린 우리교회로 인해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부활의 날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재기하는 은혜를 주시기 바랍니다. 할렐루야!
2008-03-22 19:3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