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자기정체성
요즈음 교회 바깥에서 교회를 비판하는 것 이상으로, 교회내에서도 교회가 위기상황이라는 진단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중의 하나가 그리스도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교회를 다니되 자기에게 유익이 되면 나가고, 유익이 없으면 그만두며, 자기희생은 절대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신자들을 소비자적인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릅니다.
큰 교회일수록 이런 분들이 많습니다. 주방 일을 하거나 청소를 하는 등 몸으로 하는 봉사는“촌스러워”안하고, 아이들 수련회 따라가서 섬겨주는 일 등은“사람사서”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돈으로 지원하자고합니다.
이들은 내게 유익이 될 때만 교회에 나가는 사람들입니다. 교회프로그램이 내게 유익이 되니까 교회에 나가지만 별 유익이 안 되면 어느 때고 훌쩍 떠날 수 도 있는 사람들입니다. 실용적이란 의미에서는 이해되는 측면도 있지만 이런 태도는 신앙생활이라기보다는 취미생활에 가깝습니다. 진정한 신앙생활은 자기부인이 있어야 하고, 자기희생이 있어야하는데 이 분들에게는 그리스도인의 자기 정체성이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적인 그리스도인을 키운 책임은 일차적으로 목회자에게 있습니다. 성장욕심 때문에 믿건 안 믿건 다 받아들였고, 수많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였으며, 헌신되지 않은 사람에게도 직분을 맡기고, 혹 교회를 떠나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두려움 때문에 희생과 헌신을 강하게 요구하지 않았던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이 원하시는 교회는 소비자적인 교인을 양산시키는 교회가 아니요, 영혼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입니다. 그런 뜻에서 우리는 희생과 섬김의 그리스도인이 되리라고 다시금 다짐했으면 좋겠습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다른 사람 섬기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다른 성도들 돕는 것을 즐거움으로 여기는 참그리스도인의 성품을 익혀 가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오신 목적이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섬기기위해서라고 하셨습니다(마 20:28). 섬김이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라면, 이것이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보냄 받은 목적을 따라 살 때, 삶은 보람 있고 가치 있고 행복하게 됩니다. 우리는 소비자적인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배려와 헌신이 몸에 밴 참그리스도인되기를 소원해야 하겠습니다.
섬김과 희생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2009-07-25 19:3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