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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가졌는가?

발음교회 2011-11-07 12년전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 선생은 ‘그 사람을 가졌는가’라는 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마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방긋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얼마전 탤런트 김수미씨가 “얘들아 힘들면 연락해”라는 책을 냈습니다. 그 안에 선배탤런트 김혜자씨와의 관계를 서술한 내용이 나옵니다. 자기가 금전문제로 고통을 겪을 때 얘기인데, 그 잘난 남편은 돈 한 푼 구해오지 못했고, 돈 많은 친척도 모르는 체 하더랍니다. 김수미씨는 지인들에게 몇백만원씩 꾸어 임시변통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김혜자씨가 자기를 꾸짖으며 말했다고 합니다.



“왜 나한테는 얘기 안하니? 추접스럽게 몇백만원씩 꾸지 말고, 필요한 액수가 얼마나 되니? 하셨다. 언니는 통장을 꺼내며 ‘이게 내 전 재산이야. 나는 돈 쓸 일 없어. 다음 달에 아프리카에 가려고 했는데, 아프리카가 여기에 있네. 다 찾아서 해결해. 그리고 갚지마. 혹시 돈이 넘쳐나면 그때 주든가’하셨다. 나는 염치없이 통장잔고를 하나도 남기지 않고 탈탈털어 모든 은행문제를 해결했다. 언니와 나의 입장이 바뀌었다면 나는 그렇게 못한다.”(p.131) 그대신 김수미씨는 각오가 있습니다. “얼마전 언니가 아프리카에 간다고 하기에 나는 언니가 혹시 납치되면 내가 가서 포로교환하자고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만약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나는 무조건 간다. 꼭 가고야 만다.”



김수미씨는 참 좋은 벗을 둔 사람,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도 그런 사람을 가졌을까? 병들어 누워있을 때 생명이라도 대신 내주고 싶어 할 그런 사람, 억울하고 분해서 가슴 터질 것 같을 때 그 하소연 끝끝내 들어주고 위로해줄 그 사람, 세상 삶을 다 끝내고 심판대에 서게 될 때 나를 편들어주고 변호해줄 그 사람을 나는 가졌을까?



대림절이 시작되는 절기입니다. 나에게 바로 그 사람이 되어주시려 오신 예수님을 기다리는 절기입니다. 이 성탄의 계절에 한 탤런트가 다른 사람에게 ‘그 사람’이 되어주었듯이 나도 누군가에게 그 사람이 되어준다면 그분을 기다리는 마음이 감사와 행복으로 넘치지 않겠습니까?


2009-11-28 17: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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