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어떻게 지낼까?
엊그제 장례식 집례를 위해 시골에 내려갔다가 현지 어른 한 분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자기는 6대 종손인데 어린 시절에는 교회도 다니고 교회학교 교사로도 봉사 했지만 지금은 안 나간다고 합니다. 교인들을 생각하면 섭섭함이 많다고 합니다. 이유인즉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자기와 다른 사람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차려 논 상도 뒤집어엎고 그래서 원수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친족들 간에 종교적 배경이 각기 다르니까 서로 용납하면 좋겠는데 교인들이 그렇게 못하니 자기가 교회를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참 딱한 일입니다. 물론 그분의 말씀이 다 옳다고 할 수가 없으며, 지난날 신앙을 배반했던 것을 편들어 줄 수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 사회가 아직 제사 문제 때문에 전도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는 이제라도 신도들이 각종 예식 때 부담이나 갈등을 겪지 않도록 올바른 지침 마련에 힘써야 할 것”(연세대 신학과 박정세 교수)이라는 지적대로 속히 전 교회적으로 표준 형태를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추석이 왔습니다. 금년 추석을 어떻게 지내면 좋겠습니까? 다가오는 추석이 그다지 달갑지 않은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경제적 부담감이나 가사노동 때문도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특히 친족간의 관계문제로 고통당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즉 신앙적 차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 문제는 이렇게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요즈음에는 신앙적 차이에 대하여 국민 대부분이 서로 인정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제사에 참여해 절해야 하는 경우라면 “저는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조상님께 절하기보다는 추모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겠습니다.”라고 단호히 말할 수 있는 신앙적 용기를 갖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야 믿어도 제대로 믿는 사람이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고,자기의 신앙적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러기위해서는 먼저 선한 증거를 삶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믿는 자들은 기도하되 돌아가신 분 보다는 복음을 받아들여야 할 산 사람에 대한 기도를 할 것이요, 추석 명절처럼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인 자리를 기쁘게 만들고, 모든 일을 복음 전하는 기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이끌어 가야 하겠습니다. 즉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최대의 갈등 기간이 아니라 최선의 전도 기회가 되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성도들 모두 행복하고 축복 넘치는 추석되시기를 바랍니다.
2010-09-18 18: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