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며 삽시다
어느 가정을 심방하던 중에 자식에 대해 속상해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듣게 되었습니다. 공부 잘 하던 아이가 사춘기가 되어서, 공부도 안 하고, 대들고, 게임에만 빠져있어서 마음이 다 녹아버린다는 것입니다.“그래도 학교 안 간다는 말은 안하니 감사하지요”잘도 믿음으로 인내하는 어머니였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다른 어머니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학교를 안가도, 모범생 아니어도, 건강하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어려움을 많이 겪을수록 삶은 깊어지고, 평범한 일에도 깊이 감사하게 되는 듯싶습니다.
우리는 고단한 환경속에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들은 자신의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는 것에 최고의 목표를 두고 살아갑니다. 예컨대 알코올이나 마약, 게임 중독 등에 걸린 사람들은 그 중독 증세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칩니다. 그와 그 가족 모두의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중독증세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그런 중독증세에 시달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전쟁 중인 나라의 사람들은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하고, 오늘밤을 편안하게 잠잘 수 있을까를 염려합니다. 언제 머리위에서 포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언제 적군들이 방문을 부수고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립니다. 이들의 간절한 소원은 밤에 다리 뻗고 편히 잠자고, 가족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 앉아 밥을 같이 먹는 평범한 생활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런 안전한 환경 속에서 지금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신체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은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일상생활할 수 있는 것이 인생의 목표입니다. 보고, 말하고, 듣고, 걷기 위해서 몸부림칩니다.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극심한 훈련을 홀로 감당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신체 장애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암과 투병하는 분들은 암이란 판정을 받고, 충격에 빠지고,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절망하고, 치료가 끝난 후에는 재발의 두려움에 시달립니다. 이런 분들이 엄청난 재산을 쏟아붓고, 매일 간절한 마음으로 소망하고 소원하는 것은 암세포가 사라진 깨끗한 몸입니다. 우리 대부분은 그러한 몸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해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만큼만 누릴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좋은 여건에 있어도 감사할 줄 모릅니다. 작은 불편에도, 원망하고 실망하고 절망합니다. 축복 가운데 있으면서도 불평하며 산다면 부끄러운 일입니다. 감사절을 한 주 앞두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감사의 영성을 다시 한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