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다른 것을 용납하기
개와 고양이는 서로가 자주 마주치는 사이인데도 둘 사이는 늘 앙숙입니다. 개는 꼬리를 올리면 반갑다는 표시인데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고양이는 적대적일 때 즉, 싸울 때 꼬리를 올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서로를 자꾸 오해합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거꾸로 읽으니 한 집에 살아도 늘 원수지간으로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행복은 서로 다른 점을 용납하는 사람들 사이에 꽃피우게 됩니다.
어느 날 제가 아내와 쇼핑을 하러 간적이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함께 하는 시간이고, 아내 옷을 사러 간 날이니 저도 아내도 즐겁고 유쾌한 날이었습니다. 드디어 옷 가게로 들어갔습니다.“이 옷 어때요?”“좋은데!” 좋다고 했는데도 아내는 뒤적거리다가 그냥 나갑니다. 두 번째 집에 들어가서는 마음에 드는지 입어보고 거울 앞에 섰다가 돌아섰다가 하면서 묻습니다. “이 옷 괜찮아요?”“아! 딱이예요. 딱!! 입고가요” 옷을 내려놓더니 “여보, 그만 가요”나가자고 합니다. “아니? 입고 좋다더니 왜 가자는 거지??” 또 다른 가게 가서 이것저것 고르더니 “이 옷 어울려요?”“살거요 ? 말거요? 1시간 내내 하나도 못 사면서 묻기는 뭐하러 묻는거요? 시간은 안 귀해 사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요!” 저는 그냥 나와 버렸습니다. 그날은 옷가게에서 뿐아니라 집에 돌아오는 내내 언쟁만 하고, 소득도 없이, 대판 싸움만 벌이다가 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여성은 관계 중심적이라지 않는가?, 물건을 고르고, 물어보고, 입어보고 하는 그 과정을 즐긴다는 것인데 아내를 위해 나갔으면 그 편 좀 들어주지 그랬나? 후회도 됩니다. 여성과 다르게 남성들은 목표 지향적이라서 물건을 살 때는 가서, 고른 다음, 돈 지불하고, 나오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내 옷을 내가 고를 때는 10분이면 족합니다. 그러니 다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도 부부들이 쇼핑하러 왔다가 싸우니까 미국 백화점에는 “남편 돌봐 주는 곳”이란 공간도 생겼다고 합니다.
요즈음에도 어쩌다 쇼핑하러 같이 갑니다. “오늘은 내가 아내를 위해 순교하는 날이다” 다짐하고 갑니다. 1~2시간만 뒤따라 다니고“괜찮아, 좋아” 아무것도 못 골라도 편들어주기만 하면 최고 헌신된 남편 될 찬스니까 졸졸 따라 다니는 날로 정하고 갑니다. 바라기는 아내들도 남편을 이해해 주셔서 메모 좀 해오고 가능한 대로 신속히 처리하면 둘 다 윈∙윈(Win-Win)일 듯싶습니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면 그곳이 천국 비슷한 자리가 되는 것이요, 반대로 상대에 대한 이해와 용납이 없으면 똑같은 그 자리가 지옥 비슷한 자리가 됩니다. 날마다 천국, 날마다 행복, 그래서 날마다 전도 결실 가득하도록 서로의 다름을 받아들일 줄 아는 신앙인격으로 충만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