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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기장 총회, “새로운 교회를 꿈꾸자”…2017년 신년 메시지 발표

발음교회 2017-01-04 7년전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총회장 권오륜 목사)는 27일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개혁은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면서 “교회는 주께서 교회의 희망이 되신다는 사실을 예배와 질서와 삶을 통해서 나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장 총회는 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해 다시 ‘내 교회를 세우라’고 말씀하신다”면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새로운 교회를 꿈꾸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2017년 신년 메시지 전문.

종교개혁 500주년, 내 교회를 세우리니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우리를 돌이켜 주시고,
주의 얼굴의 광채를 우리에게 비추소서.
우리가 구원을 얻으리이다.”(시 80:19)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고, 희망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며, 시편 기자처럼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여 기도합니다. “만군의 하나님, 주의 얼굴의 광채를 우리에게 비추시어, 우리가 구원을 얻을 수 있게 하옵소서!”

새로운 한 해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의 선물입니다. 새해를 맞아 하나님 앞에 다시 서게 된 은혜와 사랑에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시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누릴 수 없음을 고백하며, 하나님께 영광과 찬양을 돌립니다.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입니다. 16세기에 하나님께서 개혁자들을 세우셔서 말씀의 진리를 왜곡시킨 중세교회를 개혁하셨습니다. 잊혀진 복음의 진리가 다시 드러나고, 참 교회가 회복되었습니다. 개혁의 정신을 바탕으로 삼은 교회가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19세기 말에 이르러서는 이 땅에도 복음의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그로부터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사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 시기, 그리고 7, 80년대에 걸쳐, 격동의 근·현대사 한복판에서 어둠에 잠긴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왔습니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회 안팎으로부터 호된 질책과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의 위기는 근본적으로 맘몬과 권력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혼동한 데서 비롯합니다. 실로 존망의 기로에 서 있다는 철저한 자기 비판의식이 없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둡기만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가 아니라 맘몬과 세속적 이념들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도록 내버려 두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개혁자들이 그랬듯이, 오직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주되심을 고백해야 합니다. 나아가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무한경쟁 사회에서 허덕이는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자들,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과 연대하여, 불의한 세계를 변혁하는 믿음의 선한 싸움에 투신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회개하는 자세로, “내 교회를 세우리니”(마 16:18)를 총회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힘을 합하여 참 교회를 세우기 위한 새로운 개혁에 헌신하고자 다짐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교회 개혁은 개혁을 향한 우리의 열정과, 선한 뜻과, 이상적인 목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모든 것들을 희석시키려는 유혹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인간적인 영역은 항상 갱신되어야 할 대상이며, 개혁의 원천이 될 수 없습니다. 개혁자들은 알려 줍니다. 

종교개혁은 우리가 잊어버렸던 것, 당연시 여겨 주목하지 않던 것을 바로 보게 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교회의 개혁과 갱신은 주님으로만 가능합니다. 주께서 “내 교회를 세우리라”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를 세우는 주체는 그리스도입니다. 오직 그리스도께서 주가 되신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합니다. 개혁은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로부터 비롯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주께서 교회의 희망이 되신다는 사실을 예배와 질서와 삶을 통해서 나타내어야 합니다.

개혁자 루터와 칼빈은 교회를 교회되게 하는 두 가지의 표지를 제시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그리스도께서 제정하신 대로 성례전이 거행되는 곳에 하나님의 교회가 존재한다고 했습니다. 개혁자들은 이 두 표지가 명확히 드러나는 곳에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시고, 바로 그곳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이 확고하게 확립된다고 가르쳤습니다. 개혁교회 전통에서는 여기에 다른 표지를 하나 덧붙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권징’입니다.

복음이 바르게 선포되는 곳에 ‘보이지 않는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함께하십니다. 주께서 제정하신 성례가 거행되는 곳에 그리스도는 보이는 떡과 포도주라는 상징을 통해 임재하십니다. 성도들이 말씀과 권징으로 훈련받는 곳에 교회의 가르침의 순수성과 성도들의 성화를 위한 노력이 보존되고, 그리스도께 존귀와 영광이 돌려집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능력에 힘입어 그의 뜻에 집중하며, 그의 이름으로 믿음의 열심이 타오르는 곳에 참 교회가 세워집니다.

교회의 삶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척도로 재어볼 때, 그리스도께서 세우고 보존하시는 교회를 분별하게 됩니다. 참 교회를 결정짓는 표지들이 바르게 준수되는지 살펴봄으로써, 그리스도에 의해서 개혁된 교회를 판가름하게 됩니다. 참 교회는 언제나 개혁하는 교회,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서 교회의 규율과 질서를 개혁하는 교회입니다. 

반면에 사람에게 속한 교회는 항상 개혁하는 교회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개혁된 교회라 하더라도, 새롭게 개혁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개혁된 교회는 개혁하는 교회입니다. 개혁교회는 스스로를 ‘항상 개혁되어야 할 교회’(ecclesia reformata et semper reformanda)라고 부릅니다.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개혁하는 교회는 세상을 이길 수 있고, 세상의 빛과 소금과 누룩이 됩니다.

우리 교단은 1953년, 바리새적 교권주의에 맞선 개혁과 갱신 선언으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그로부터 기장은 이 땅에 참 교회의 존재를 알리는 등불의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다시 “내 교회를 세우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새로운 교회를 꿈꾸어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에 의지해서 개혁의 길로 나서는 이들에게 생명의 영으로 함께 하실 것입니다. 

개혁자 칼빈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교회의 개혁은 하나님의 일입니다. 그것은 죽은 자들의 부활이나 이런 종류의 다른 이적들처럼 인간의 희망과 생각과는 무관합니다.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의 선한 뜻이나 세상의 변화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는 절망을 돌파하면서 전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복음이 전파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합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나아갑시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묻지 맙시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권오륜 목사



박재찬 기자 " target="_blank" rel="noreferrer noope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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