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게 쓰는 갱년기 아내의 쪽지
쉰살-
정말 인생이 쉬어버리는 나이인가.
불현듯, 막다른 골목에 몰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50년간 뭍혀져 있던 감정이 터질 듯, 불안이 몰려왔다.
폭발하지 않으면 가슴이 어떻게 될지 몰라
뒤죽박죽 떠오르는대로 울며불며 남편에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눈물 콧물 쏟으며 억울하다고, 설 자리가 없다고, 이젠 힘도 빠졌다고, 긴 시간 토해냈다.
그날 남편은 놀라면서도 당황스런 태도를 가다듬고 묵묵히 들어줬다.
한참 후 나의 눈을 바라보고 어깨를 감싸며 한 말
"사랑해 여보"
이럴수가, 이 한마디가 그 복잡한 얘기들, 긴 세월 억울함이 씻기는 것이었나,
알고보니 갱년기의 한 증후군이기도 했던 것을, 그날 알았다.
늘 곁에서 항상 그자리에 있었던 남편이었음을......
그리고 그 날 듣기만 하고 있었던게 다행이었다고, 당신은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남편입니다.
김영미 권사 (발음교회)
- 아름다운 동행 가작 작품입선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