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교회 담임목사님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오사카에서 인사드립니다.
올해부터 저는 재일한국기독교회관(KCC회관)이 운영하는 보육원도 전담하게 되었습니다.
몇년간 보육원의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적자가 지속되고, 직원들도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서 이사회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언론을 통해 알고 계시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 3월부터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사태 속에서도 일본의 보육원은 휴원을 하지않고 운영해야만 했습니다.
출퇴근하는 직원들은 마스크가 없어서 일회용마스크(KF94,80같은 마스크가 아닌)를 며칠씩 쓰고 세탁하여 다시 쓰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저도 직원들을 위해 마스크를 구하려 이곳저곳 다녀봤지만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밤에 고민하다가 발음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마스크 후원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지만, 계속 발음교회에 신세만 지는 것 같아서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그 글을 삭제를 했습니다.
삭제를 할때 보니 읽은 표시가 10이 안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만일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려고 하신다면 10명이 안되는 사람들 중에서도 도와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가 지난 어느 날 발음교회의 어떤 교우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 분은 제가 부목사로 발음교회를 섬길 때도 계셨지만 저와는 깊은 인연은 없으셨던 분이었습니다.
그 교우분은 제가 올린 그 글을 읽고 도와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달라는 메일이었습니다.
목사이지만 솔직하게 생각은 했지만 믿지는 못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제 글을 읽은 10명도 안되는 사람들 중에서 도움을 줄 분을 보내주신 것이었습니다.
결과를 말씀드리면, 그 분을 통해서 500매의 세탁후 재사용이 가능한 마스크를 후원받았습니다.
배송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서 제가 부담하려고 했으나 한사코 전부 그 교우분이 부담을 하셨습니다.
귀하게 후원받은 마스크라서 나니와교회에서 노숙자들에게 배포할 수 있도록 나눠드리고, 우리 보육원 교사들에게 5매씩, 그리고 옆에 있는 오사카교회와 오사카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애심어린이집 교사들에게도 나눠드리고, KCC회관을 찾아오신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에게도 5매씩 나눠드렸습니다. 처음에 500매가 그리 많지 않는 수량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누다보니 정말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검은색 마스크(연예인마스크)라서 어르신들이 안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거 연예인들이 쓰는 거 봤는데, 귀한 것 받게되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번 후원을 통해 의심많은 제 믿음을 돌아볼 수 있었고, 하나님의 계획이 얼마나 놀라운가를 다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름없이 후원해 주신 성도님과 언제나 저를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시는 권오륜 목사님과 발음교회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정말 부족한 저를 이렇게까지 응원해 주심에 가슴벅찹니다.
첨부한 사진은 제가 부원장으로 섬기는 어린이집 교사들 중 리더들이 마스크를 받고 찍은 사진과 나니와교회 김종현목사님 내외가 마스크를 받고 감사하다는 사진과 노숙자들에게 나눠준 사진입니다. 다른 곳은 사진을 찍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드리며, 하루빨리 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어 함께 예배드릴 수 있기를 기도드리겠습니다.
오사카에서 신용섭 목사 올림.
추신, 저희 가족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6월부터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고, 집사람은 평일에는 저와 함께 보육원에서 일을 하며, 주말은 오사카교회 어린이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도 업무가 많아져서 주말에도 회관이나 보육원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올해 4월부터 오사카교회로 이적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